혹시, 아주 오랫동안 잊고 지낸 낡은 서랍을 열어본 적 있으신가요? 그 안에서 먼지 쌓인 편지 한 통,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발견했을 때의 아련한 기분을 기억하시나요? 우리 마음속 '고마움'이라는 감정도 그런 것 같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 미처 꺼내보지 못하는, 그래서 먼지가 뽀얗게 쌓여버린 낡은 보물 같은 것이죠.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눈을 바라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정말 고마워"라는 말을 건넨 적이 언제였나요? 어쩌면 우리는 그 따뜻한 말을 하는 법도, 듣는 법도 잊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사람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바라보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이 사람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어떤 이득이 되는가?'라는 차가운 계산이 진심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인간을 잇는 가장 따뜻하고 근본적인 연결고리여야 할 '감사'는 그 힘을 잃고, 우리는 각자의 섬이 되어 외로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고마워해야 할 순간에 침묵하고, 받아야 할 도움을 당연하게 여기는 마음. 그 작은 무심함이 쌓이고 쌓여,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나가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시간이 흘러 문득 주위를 돌아보았을 때, 마음 기댈 곳 하나 없는 삭막한 풍경만이 남아있다면, 그보다 더 쓸쓸한 노년이 어디 있을까요.
심리학에서는 '상호성의 원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으면, 우리 마음속에는 그것을 되갚고 싶은 자연스러운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죠. '고마움'의 표현은 바로 이 상호성의 원리를 작동시키는 가장 첫 번째 스위치입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는 단순히 감정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나는 당신의 선의를 보았고, 그것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신뢰의 약속입니다.
이 약속이 오고 갈 때, 관계는 비로소 깊어지고 단단해집니다. '이용 가치'로 얽힌 관계가 아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 진정한 '우리'가 되는 것입니다.
다시, 우리 마음속 낡은 서랍을 열어볼 시간입니다.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침에 나를 위해 커피를 내려준 사람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건넨 가게 점원에게, 나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준 친구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라도 시작해보는 겁니다. "덕분에 든든한 아침을 시작해", "친절한 응대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아요", "들어줘서 고마워" 라고 말이죠.
순수했던, 그래서 더 따뜻했던 그 '고마움'의 감각을 다시 깨울 때, 우리의 삭막했던 세상은 다시 온기로 채워질 것입니다. 당신의 진심 어린 "고맙습니다"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할 힘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잊고 있던 사람의 온기를 되찾게 하는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심리지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람에게 데이고 사람으로 치유받는 우리들 (0) | 2025.09.29 |
|---|---|
| 욕망과 스트레스의 건강한 균형점 찾기 (0) | 2025.09.29 |
| 어려움을 부둥켜안아야 합니다. (1) | 2025.09.28 |
| 어디에 ‘의미’를 두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0) | 2025.09.28 |
| 시간을 대하는 나의 마음 (0) | 2025.09.26 |